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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평범한 날들- 아름다운 날들 2>

백양 | 2002.09.25 08:08:40 댓글: 5 조회: 595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899
나는 텔레비 귀신이다.  

아침에 내가 눈을 비비며  일어 날 때면 우리 남편 출근하느라 문을 나선다....
흠….원래 아침 이란 건 안 하는 천진이니까 ………
나가면서 길거리에서 돈 2원주고 사먹으면 된다….
정말 한족 여자들은 넘 행복한 것 같다…
그 덕분에 나 같은 조선족 여자들도  편하게 살게 돼서 진짜 고맙게 생각한다.

남편이 나간 다음 빈집에서 혼자 출근준비하고 문 잠그고 집을 나선다.

저녁에 내가 문 떼구 들 가서......
텔레비를 보다 보면 남편은 항상 나보다 한발 늦게 집에 들어선다.
잔업을 하기도 하고 혹간씩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첨 결혼 했을 때는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무엇 때문에 까지 알고 싶어했지만 이젠 아니다.

그 사랑으로 야기된 호기심이 남편한테는 무형의 수 쇠 가 되는 것 같다….
그 때문에 다툼이 되고 이어서 불면의 밤이 되고 ………. 정말 이건 아니다 싶었다.

남편은 집에 들어와서는 신문을 본다…… 아주 긴 시간……..신문을 본다.
저녁은 챙길 필요도 없다. 남편의 회사나 나의 회사에서도 저녁식사까지 해결해주니까…
부스럭..부스럭…..끝내  신문을 다 봤다..
나한테 말을 건다.
“내 땐스 보자”
별로 특수한 감정이 담기지 않은 그저 담담한 목소리다.
“야~ 안 됨다.. 내 지금 봄다.”
니모콘을 넘겨준다 는 건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다.

남편과 나는 테레비를 보는 취미가 너무 다르다…
같이 나란히 앉아서 다정하게 테레비를 시청 할 때도 혹간 있지만 …………
남편은 텔레비를 볼 때  내가 제일 싫어하는 두 가지만 본다. 뉴스와 축구
뉴스를 다 보면 다른 채널의 뉴스를 또 보고 끝나면 또 다른 채널의 뉴스를 보고…..
축구를 다 보면 다른 채널의 축구를 또 보고 끝나면 또 다른 채널의 축구를 보고……
테레비 연속극을 보지 못하는 저녁은 내한테 있어서 너무 암흑 한 저녁이다……

남편은 내가 응답이 없자 시무룩해서 랭장고에서 맥주를 꺼냈다.
남편은 내 옆에서 땅콩에다가 맥주를 마시고 있다.
테레비에서는 대만 여류작가 츙요의 “칭허줴랜”을 방영하고 있다.
아름답고 현숙한 안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넘 쌀쌀맞게 대하고
또 사랑한다는 이유하나로 다른 여자와 울고 웃으며  죽을가 살가를 반복 한다….
사랑이 뭐길래… 사람을 저렇게 만들어버릴가.
안해한테는 저렇도록 자사자리하고 매정한 얼음 같은  인간이
사랑하는 여자 한테는 또 저렇도록 사심없고 애절한 뜨거운 불처럼 될수 있을가?.
보다 보다가 나는 한마디 내뱉엇다.
“나쁜 자식. 저 안해가 뭘 잘못했기로…저러나”
남편은 날 띠껍게 바라보더니… “근데 어째?” 한다.
훗후…저 남잔 왜 저럴가?  내가 하는 일이나 말은 다 반대다….
아님 진짜  저렇게 생각하나?

한때는 나도 천진했지… 사랑에는 년령이 없고 국경도 없고….
진짜로 사랑한다면 결혼한 남자라도 서슴지 않고 사랑을 할수 있을 것 같았고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그 사람만 좋아할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아즈메가 돼버린 지금에 와서는   혼인에 충성하는 사람이 보기 좋다.
다들 자기 생각만 하고 책임감.의무감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과연 무엇이 돼버릴까?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남편은 샤와하러 가면서 손을 뻗어 텔레비를 탁~ 껐다……
아~ 심술쟁이….항상 저래…..내가 화낼 것을 알면서도 저러는 남편은 어떤 심태인지?
난 쏘파에 앉은채로 못본척하고  남편이 곁에 아무렇게나 나둔 신문을 펼쳐들었다.

남편이 잠들때까지 신문을 뒤지벅 거리다가 …….난 다시 텔레비를 켰다.
채널을 돌리면서 이것 저것 ………………..보다나니  어느새 새벽 1시가 넘었다.

후아~  이제 자야쥐…..
나는 자취를 죽여가면서 슬금슬금 들어가 남편이 깨지 않도록 침대모퉁이에 걸쳐 누웠다….
침대속으로 몸이 꺼져들가는 것 같으면서 잠이 몰려왔다.

아침에 일어나니...남편은 또 출근준비 다했다.................
나가면서 금방 눈뜬 나한테 하는 한마디가 "나는 언제면 땐스를 볼수 잇니?"  
훗훗후후~  불쌍한 남편…
오늘 저녁엔 테레비를 보게 해야쥐…..ㅎㅎ

이게 생활이였나?  
이제 남은 인생의 전부를 이렇게 살아냐 하나?
이젠 더는 격정도 없는   일상생활이다......
정말 이러다가  이대로....늙어버리는건가?....................


버들이 늘어진 강가 인행도로에서 머리에 흰서리가 내린  남편과 내가   손주를 앞세우고 산보를 하는 광경을 상상해본다.
간혹 가다가 돌걸상에 앉아 쉬면서 정겨운 눈매로 지나온 세월 회억하면서 마주잡는 손은
이미 주름살 투성이겟지….. 후후훗후후

아니면…늙어서도 텔레비 니모콘을 가지고 타투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것이  더 인간적인지도 모르지….^^

평범하기로 더 이상 평범해질수 없는  나날들이다.....하지만 이런 날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날들이
이루어 질것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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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02.♡.33
희아 (♡.35.♡.150) - 2002/09/25 10:31:49

平平淡淡才是眞......
이 말의 함의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따뜻한 글.

영이 (♡.176.♡.186) - 2002/09/25 11:11:00

편하게 tv 하나 더사세요....^^
잼잇는 글 잘 읽엇구요.....

사슴 (♡.161.♡.31) - 2002/09/25 12:17:37

혼자 킬킬거리면서 넘 잼나게 읽었어요...따분한 일상에서두 가담가담 행복을 주으며 사는 지혜로운 분 같네요...행복과 아름다움이란 게 별거나여? 님 말처럼 '평범한 날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날들이 이루어지'는 거죠. ㅎㅎㅎ

백양 (♡.102.♡.33) - 2002/09/25 13:34:22

나래님.희아님.영이님.deer님..고맙습니다.

tv때문에 싸우다가 모순이 아주 격화될때도 있었습니다.
남편이 당장 랠 나가서 tv 사온다고 하는걸 제가 애써 겨우~ 말렸습니다.ㅎㅎㅎㅎ

"랠부터 니봐라..니봐라.."하면서요...^^

tv하나 살돈 절약했다가 새집들가면 컴퓨터 하나 살려구요..ㅎㅎ
아직도 집에 컴이 없거든요...

소야~노올쟈 (♡.32.♡.150) - 2002/09/26 09:40:00

부럽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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