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4

내고향제일 | 2021.03.18 07:12:19 댓글: 2 조회: 1374 추천: 3
분류수필·산문 https://life.moyiza.kr/mywriting/4239506

90년대초, 어느때부턴가 마을사람들은 큰돈벌이 방법을 알게되였다. 한국에 가서 노가다일을 하는데 한달에 인민페 일이만원씩 번다고한다. 해림이나 계서 일대의 조선족들은 이미 한국에 일하러 간 사람이 적지 않다고한다. 조선족중에서 먼저 부유해진 소수라 할수있다. 그들은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뿐만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문명도 가지고 와서 고향에 실내에 화장실까지 있는 신식벽돌집도 지었다고 한다. 믿음이 가지 않는다. 무슨 일을 하기에 한달에 그많은 돈을 벌수있는가. 몇백명의 공인(工人)을 령도하는 목단강시 방직공장 공장장도 한달에 천원나마밖에 받지 못하는데 막노동을 하는 사람이 한달에 일이만원씩 받는다니 그럴리가 있는가. 막노동이 세상에서 제일 값싼 일이 아닌가. 막노동이 제일 힘들고 값싸기에 모두들 자식들한테 열심히 공부를 하여 막노동을 벗어나게 하려고 하지않는가. 그런데 중국에서 대학교교수님도 받지 못하는 노임을 한국에서 막노동으로 벌수 있다니 신기하지 않을수없다. 90년대초 우리 식구 다섯식솔에 논밭이 96푼이 되는데 일년내내 고생해도 종자, 비닐하우스, 비료 등등의 지출을 빼고나면 년말순수입이 만원도 안된다. 무슨 고된일을 하기에 한달에 일이만원씩 주는가. 화장실이 달린 집도 도시에서 보았지 농촌에 있는것은 상상이 안간다. 화장실은 오물배수가 관건이고 영하 삼사십도의 추위를 이겨내야하는 공사이니 간단한 공사가 아닌데 어떻게 해냈을가?

이런 바람에 날려온 소식에 대해서 반신반의하던 마을사람들은 담대한 한두명이 한발앞서 한국에가서 돈도 붙여오고 마을의 유일한 대대방공실(大队办公室)전화기로 전화가 와서야 비로서 꿈에서 깬듯 그 진실을 확신하게 되였다. 한국에는 가정마다 전화기가 장치되여 서로간의 연락도 아주 편리하다고한다.

얼마 안되여 삼백호나마되는 이 작은 마을은 갑자기 금광을 발견한것처럼 들끓었다. 모이면 한국에 대한 화제다. 누구는 파스포트를 만들고있고 누구는 비자를 신청했고 누구는 비자를 받고 비행기표까지 샀다는지 이런 중요한 소식은 한사람이 알면 반나절도 안돼서 온 동네에 퍼져 남녀로소 모르는 사람이 없다.

조선족은 한국에서 일하는데 언어상에서 유리하다. 일자리도 널렸단다. “지하철이란 교통공구도 있는데 중국의 기차처럼 한번에 많은 사람들이 탈수 있고 철로가 땅밑에 가로세로 뻗어 어디던 길막히지 않고 편리하게 갈수 있단다. 일하러 가면 점심도 공짜로 준단다. 고향에선 들어도 못본 떡복기, 김밥, 육계장 ,돈까츠 여러가지 찌개맛도 좋고 배부르게 맘대로 먹을수 있단다. 대화중에 슈퍼마켓이라던가 쑈핑몰이라던가 인스탄트라면 등등 우리가 난생 처음으로 듣는 새로운 단어도 자주 뛰여나온다. 입에 잘 오르지는 않지만 은근히 신식맛이 나는 말들이다. 시장에 먹어보지 못한 음식도 많고 질량도 좋고 멋진 옷들도 헤아릴수 없고 한국사람들도 예의가 밝고 문명하단다. 목소리도 듣기좋고 말씨도 부드럽단다. 거리도 교통공구도 아주 깨끗하단다. 고향과는 전혀 다른 세계란다. 들어보면 천당이라도 한국보다 더 좋을가싶게 마음이 끌리는곳이다.

우리는 한국으로 인해 그때 처음으로 파스포트나, 비자란 외래어도 알게 되였고 이런 서류(证件)이 있어야 외국에 갈수 있다는것도 알게 되였다. 배표나 비행기표만 사면 외국에 가는줄 알았는데 파스포트도 필요하고 비자도 받아야하는것이다. 중국에서는 신분증이 신분증명이 되고 외국에서는 파스포트가 신분증명이 되는것이다.

그런데 비자를 받기가 힘들다. 년령층에 따라 수요하는 자료도 틀리고 여러부문 다니며 허가를 받아야한다. 건강검진도 받아야한다. 비자종류도 여러가지이다. 한국에 가서 일하자면 취업비자를 받아야하는데 문화수평도 높지 않고 특별한 손재간이나 그럴듯한 기능(技能)도 없는 농민들한테는 쉽지 않는일이다. 모두들 조선족학교를 다니다나니 중국말도 변변치 않아서 정부기관과 직접 대화하는데 많은 애로가 있었다. 특히 비자신청이 퇴짜를 맞으면 무슨 원인인지 정부인원이 설명해주어도 완전한 납득을 할수 없었다.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막연하다.

이 기회를 타서 머리가 영활한 조선족들이 비자대행업무를 시작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선족 중계인한테 비자를 위탁하였다. 비자를 신청하는 사람이 급정해진 원인에 중계비도 각자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 틀리지만 처음의 일인당 이삼만원으로부터 사오만원 나중엔 육칠만원까지 뛰여올랐다. 이 많은 돈을 한차례에 내놓을수 없어 대부분 사람들은 고리대를 맡아 비자를 받았다. 려행비자는 받기 쉬웠는데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할수 없고 석달에 한번씩 중국에 들어와서 다시 비자재선청을 해야한다. 려행비자로 한국에 가서 숨어다니며 일당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한국바람을 타고 둘째외삼촌, 셋째외삼촌과 이모도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가게되였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한국도 기초건설에서 대량의 저렴한 노동자가 필요하다. 비린내를 맡은 상어떼들처럼 동남아세아의 발전중국가인 베트남이나 필리핀 그리고 태국의 노동자들도 슬슬 한국에 밀려온다. 발전중국가에서 더 많은 노동자를 들여오기 위해서 특히는 언어가 통하는 조선족을 끌기 위하여 차츰 조선족에 대한 비자조건도 많이 완화되였다.

외할머니의 출생지는 한국이다. 지금도 외할머니의 사촌형제들이 한국에서 살고있다. 족보에도 외할머니의 이름이 적혀있다. 당시 한국정책은 외할머니와 같은 한국에서 출생한 사람들이 한국에 가서 관련 증명만 하면 영주권을 받을수 있었다. 부모가 한국에서 영주권이 있으면 자녀들도 쉽게 취업비자를 받아 한국에 가서 일할수 있었다. 몇만원씩 중계비도 낼 필요없이 쉽게 한국취업비자를 받을수 있었다.

비자때문에 한국에서 많은 애로를 느끼던 외삼촌들과 이모는 취업비자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모두들 낙후(落后)하고 편벽한 작은 마을에서 한가족이 오손도손 몇십년 조용히 생활하다가 불시에 홀로 타국의 대도시에 들어와보니 다른 행성에 온것처럼 황홀하다. 현대화시설과 첨단기술의 발전정도도 중국보다 훨씬 앞섰을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와보니 전혀 상상이 안가게 차이가 난다. 신생사물도 너무 많아 일시 접수하기 어렵고 한국의 막노동도 농사만 짓던 사람들한테는 생각보다 배우기가 쉽지 않다. 부동한 문화경제습관관념등등의 차이(差异)로 육체상에서 정신상에서 은근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올때 짊어진 빚과 가정의 미래를 위해서 빨리 한국 생활에 적응하려고 애쓰고있다.---계속

추천 (3) 선물 (0명)
IP: ♡.104.♡.18
만사발 (♡.102.♡.186) - 2021/03/18 19:27:36

정겨운 동네이름... 실화를 바탕으로 쓴 내용이라 더 마음에 와닿네요..

galaxy4 (♡.98.♡.82) - 2021/04/01 12:11:53

90년대초에 한국의 gdp가 중국 gdp와 최대로 접급했는데 500d억 차이밖에 안났음.
인구가 5000만도 안되는 나라 총 GDP가 12억인구(그때당시 12억정도)가 되는 나라와 상당한 정도였으니...
1994년도 한국 일인당 GDP가 $1만을 초과했고 그때 중국 일인당 GDP는 $400정도였음.
그니깐 한국은 1994년도에 중국이 2020년도 작년에 도달한 1인당 GDP 수준이였음.
그때당시 $1만의 가치는 현재 $10만불 정도에요.
한강의 기적도 88 올림픽후에 일어났으니 바로 1992년도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후이였지요.
그때부터 조선족은 초청장만 있으면 한국에 갈수 있었고 그후에 노무수출로도 갈수 있었지요.
그때 한국에 가서 1년 일하무 중국에 와서 진짜로 10년은 놀고 살수 있을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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