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고 연이에게
실연 당했다고 땅이 꺼지듯 한숨을
내쉬며 말하니.
너 언제 고백했어? 절레절레.
연애 했어? 절레절레.
근데 뭐가 실연인가고 되묻는다.
듣고 보니 그러네ㅠ

혼자 가망가망 좋아하다가 허망
튕긴 케이스는 그럼 뭐라고 표현하지?

이별도 자격미달! 실연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맘이 너무 아프고
허무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화도 나고……
이 허기진 가슴을 뭐로 채울까?

이때 연이가 그사람이 혹시 경민인가고
묻는다.
하~아 ????와이? 왜 경민이?
안되겠다 오해를 사기전에
연이 한테는 말해줘야 되겠다 .
그리고 개학첫날 부터 일들을 모조리
털어놨다.

연이는 다 듣고난후 딱 한마디만 했다.
너 답다고.그리곤 자기 남친한테
전화하더니 오늘은 자기가 다 안배한댄다.

알았어!
오늘부로 청춘사업 스타트다.
일단 씻고 고데기로 머리도 말고
눈섭도 뽑고 아이라인도 살짝 그려주고
그리고 라인을 살리는 티에
그당시 핫햇던 7부 나팔바지를 맞춰 입고
음식점에 도착.

단쨀에 들어가니 연이 남친과
다른 두명의 남자들이 이미 와있었다.

연이는 남친이랑 사귄지 두달정도 되였고
그는 예술대에서 악기를 전공하는
우리보다 한살 이상인 오빠다.
다른 두명도 같은 학교에서 성악과를
다닌단다.
예술해서 그런지 모두 체격부터 잘생겼다.

잘생긴 오빠들과 밥먹으니 눈이
즐겁고 맥주도 술술 잘 넘어 간다.

몸풀기도 스을스을 끝냈겟다 2차는 노래방
으로 고우~
연이랑 나는 원래부터 노래하기 좋아했고
그시기는 테크노가 유행했던지라 노래들이
모두 흥이나고 율동도 있어서 에너지
소모에는 딱이였던것 같다. 항상 내가 중음 부분을 연이는 고음을 담당했고 우리는 노는것도 쿵짝이 잘 맞았다.

오늘에는 예술대 오빠들까지 흥을 돋구니
더 말할필요도 없겠다. 이정현, 채정안
모두 내 몸을로 빙의 됐다.두 팔을 퍼덕
거리며 유아독존 우리들의 세상이다 !

다음은 예술대 1호남의 차례다.
부를 노래는 홍경민의 흔들린 우정.
미안해~내 친구야 ~긴 팔을 흔들흔들
조금만이라는 손동작도 너무 멋지다.
크~ 저 오빠 필살기를 보여주는 구먼.
마구 눈에서 하트가 뿅뿅.

받았으면 답사를 해야지 안겠어요?
나갑니다~ 엄정화의 포이즌 !
김종민은 1호남, 꺽기 춤은 2호남이
해준다나 ? ㅋㅋ
앗싸 ~
스카프를 삼각으로 접어쥐고 .
찌끼찌끼 캄온 ~
오른쪽 찍고 원쪽 찍고.
2호남의 꺽기 춤,그리고 1호남과의
쵸밀첩 피스 콜라보까지
하얗게 불태웠다.그날은 정말
목이 나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다음날 오전수업은 엎드려 춤 흘리며
자고 있는데 경민이가 오랜만에 말
건네온다.

여자란게 밤에 안자고 뭘했기에
시래지가 돼있냐고.
그러곤 언제 샀는지 박하스를
툭 건너준다.

가슴이 먹먹해 오는 이 감정은 또 뭐지.
내가 아프긴 아픈가보다.
어제는 노느라고 아플새 없었지만
정신이 들고보니 또 맘이 허기지네.

<경민아 점심엔 콩나물국 사줘.연이랑
같이 밥먹자.>

점심 종이 울리기 바쁘게
퀭~해진 눈을뜨고 연이를 보니 연이도
몰골이 말이 아니다 .우리 셋은 밥집에
도착햇고 경민이는 바로 콩나물 국밥
세개 시키려는데 연이가 두개만 시켜라며 자기는 따로 약속이 있단다.

그리고는 하는말
<경민아 우리 유리가 요즘 좀 힘들단다.
잡을려면 빨리 서둘러라 주춤하다간 놓힐수 있어 >
그리곤 바로 나가 버린다.

콩나물 국도 마시기 전에 술이다 깻다.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