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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탐내도 될까? (12회)

죽으나사나 | 2024.02.21 04:50:05 댓글: 1 조회: 250 추천: 1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48544
너를 탐내도 될까? (12회)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 

기혁은 아까부터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술도 안 마시는 본인이 술고래인 숙부한테 잡혀서 라운지 바에 떡하니 앉아있는 꼴이 되었으니…

이번 크루즈 시범 운항 때는 비지니스 하나 없이 그냥 즐기는 마음으로 행사에 참석을 했다. 그러나 영진 그룹과의 비지니스 파트너거나 유명 인사들을 모신 자리라서 그런지 여기저기에서 기혁을 찾았고 또 인사를 드리느라 그렇게 반나절이 꼬박 지났다.

폰을 잃어버려 난감할 은서에게  이한한테서 받은 선상 내 와이파이 전용 폰을 갖다주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숙부와 마주쳤다. 숙부는 영진 그룹 계열사 중 ’포엑스‘ 라는 회사 사장이다.

[숙부님. 여긴 어떻게…]

초청장은 드렸지만 안 올 거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었다.

[안 오고 싶었는데 지언이가 글쎄 꼭 오고 싶다고 하지를 않겠니.]

당황해하는 기혁을 보며 숙부가 한숨을 쉬면서 한탄을 했다.

[너도 알지? 지언이가 사고를 많이 치는 거? 친구들이랑 오고 싶다고 해서 내가 직접 데리고 왔단다. 내가 이 배에 같이 타고 있다는 걸 알면 좀 자제를 하겠지. 강가에 내놓은 천방지축 아기 같은 게 영 마음에 놓여야지.]

[아…]

말은 저렇게 해도 숙부의 막내딸 지언에 대한 지독한 사랑은 세상 그 누구도 잘 알지. 놀기 좋아해서 여기저기 많이 쑤시고 다니긴 하지만 숙부의 말처럼 사고를 치고 다닐 만큼 생각이 없는 애가 아닌데 괜히 지언이 따라오고 싶어서 이런 핑곗거리를 만든 걸 거다.

여기까지 생각이 들자 기혁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숙부한테 인사를 했다.

[그럼 즐기다 가십시오.]

[어딜 가?]

[객실 룸이요.]

[뭐 하러 가?]

[좀 쉬려고요.]

[이 시간에?]

[네.]

숙부와 한마디씩 짧게 주고받는 와중에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기혁은 머리를 살짝 숙여 먼저 실례한다는 모습을 전했다. 그러나 숙부는 그런 기혁이한테 시선을 안 준 채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다.

[라운지 바가 몇 층이었지?]

[7층입니다.]

9층과 7층 버튼을 꾹 누르며 기혁이가 답했다.

그냥 그렇게 숙부는 7층으로 가고 자신은 9층 객실 룸으로 가면 되는 거였다. 그러나 역시나 아까부터 어딘가 모르게 불안했던 마음은 여지없이 맞았다.

숙부가 해도 아직 안 저물었는데 벌써 룸으로 돌아간다는 기혁을 그대로 놔줄 리가 없었다.

“넌 그룹 오너란 애가 술을 그렇게 안 마셔서야 되겠냐? 비즈니스에 술은 기본인데.“

바텐더가 건네준 술을 쭉 들이켜면서 숙부가 비웃었다.

역시 주당은 주당이었다.

아까까지는 분명 지언이 때문에 걱정되어서 여기에 와 있다고 하지를 않았었나? 그새 바로 술 생각을 하시다니…

“아버지도 그렇고 저 술 못하는 거 잘 아시잖습니까.”

“그래. 알지. 그래서 더 오기가 생기잖아. 너희 아버지 그래도 너보단 백배 나아. 어느 정도 상대방을 맞춰주기라도 하지. 넌 비지니스 때도 그냥 물만 마신다며?”

난감해하는 기혁 따위 안중에도 없는 숙부가 기혁이 앞에 놓인 잔을 들라고 무언가의 압박을 주었다.

”딱 한 잔, 아니. 두 잔만 하고 들어가라.“

그렇게 능글스러운 숙부의 거짓말에 속아 두 잔을 마시고 일어나려는데 기꺼이 다시 눌러 앉히는 바람에 몇 잔을 더 마셨는지 몰랐다. 

아버지 형제 중 막내인 권승우 숙부는 사실 기혁이와 달랑 10살 정도 차이밖에 안 나는 형 같은 존재였다. 늦둥이라 어른들한테 예쁨을 많이 받으셨고 형제 중 첫째였던 기혁이 아버지와는 달리 회사 경영 압박도 없이 평범하게 크시다가 대학생 시절 마음에 드는 숙모와 연애를 짧게 하시고 바로 결혼을 하셨었다. 그러니 50도 안 되는 지금 그 나이에 두꺼비 같은 손주까지 본 숙부였다. 

자신은 죽을 맛인데 주량이 대단한 숙부는 얼굴 하나 흐트러짐이 없었다. 

영 맥을 못 추는 기혁을 더 먹였다가는 내일 객실 안에서 나오지도 못할 거 같은 조카를 안쓰럽게 쳐다보던 승우는 급히 술자리를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조금 있으면 천 쪼가리 비키니를 입고서는 선상 파티와 불꽃쇼를 구경한 답시고 갑판 위에서 쌀쌀 거리고 돌아다닐 지언을 생각하니 빨리 자리를 떠야 했다. 

***

“와아~ 배 터지겠네.”

객실 안을 여기저기 훑다가 룸서비스가 있길래 주문을 하고 혼자 폭식을 한 하정이가 불룩해진 배를 살살 만지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같이 주문한 와인도 어느새 한 병을 다 마셔버렸다. 

요즘따라 술이 잘 받는 거 같다. 전에는 좀만 마셔도 머리가 아프고 몸이 힘들어져서 안 마셨는데 이제 술을 좋아할 거 같다. 

[… 밤에 너무 늦지 않게 갈게. 룸에서 기다려.]

불현듯 낮에 기혁이가 했던 말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에이… 잘못 들었겠지.”

부정했다. 그게 맞으니까. 

좀 있다가 불꽃쇼가 있는데 몸은 찝찝하고… 일단 샤워를 하고, 다시 단장하고 나갈까~

콧노래를 부르면서 욕실로 들어갔다. 

“와! 무슨 이렇게 큰 욕조가 들어있지?”

이참에 스파를 좀 해볼까~

와인을 마셔서 그런지 노곤해진 몸은 뜨끈한 욕조에 몸을 담그니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스르르 눈도 감긴다. 

“… 동, 딩동,”

음? 

진짜 잠이 들었나 보다. 꿈에서 들은 줄 알았던 초인종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렸다. 

누구지? 

급하게 몸에 물기를 대충 닦고 로브를 챙겨 입은 하정이가 욕실에서 나왔다. 

초인종 소리는 멈추었다. 

“잘못 누른 건가…”

아, 맞다.

아까 룸 안에 전화기로 객실 프론트에  여쭤봤었지. 패션쇼 팀이 어디에 묵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폰을 잃어버려서 연락을 할 수가 없다고 하니 다시 연락을 준다고 하더니 직접 찾아왔나 보다. 

혼자 머리를 끄덕이고는 하정이가 객실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런데,

문 앞에는 하정이가 절대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서있었다. 

“대…표님??”

느릿하게 눈꺼풀을 감았다가 다시 뜨더니 제법 섹시한 눈빛을 쏘고 있는 저 사람은 분명히 권기혁이었다. 

어딘가 좀 흐트러져 보이는데? 

하정을 보고 활짝 웃던 기혁이는 그녀가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객실 안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어어?”

이렇게 들어오면 안 되는데?

문이 덜컹 닫혔다. 

지금 이게 눈 등에까지 땀이 삐질 날 거 같은 상황이 맞는 거지?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기혁이 때문인지 가슴은 진정을 못 하고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대표님, 무슨 일 때문에 갑자기…”

“복숭아 향이 사라졌네.”

브레이크 없이 가까이 다가온 그의 행동과 말에 하정은 하려던 말을 끊고 숨을 크게 들이켰다. 

기혁의 숨결이 하정이 목 덜미에 거의 닿을락 말락 했다. 

너무나도 가까이 다가온 그는 장난을 치듯 더 이상 뭔가를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상황이 두려우면서도 뭔지 모르게 애간장이 타오르는 건 하정이었다. 

남자랑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의 숨결이 느껴지도록 서있어본 적이 있긴 했을까. 

“술… 드셨어요?”

하정이 겨우 호흡을 가다듬고 조심스레 물었다. 

무거운 남자의 향수 향과 함께 자신한테서 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술 냄새가 솔솔 올라왔다. 

“응.”

기혁이 짧게 답하고 숙였던 몸을 살짝 뒤로 젖히더니 하정이와 눈을 마주했다. 

눈이 맑고 깨끗하다. 

권대표 나이가 어떻게 되지? 나보다는 꽤 있는 걸로 아는데  눈이 왜 저리 맑아 보이는 거야. 애처럼. 

남자를 잘은 모르지만 지금 저 눈빛은 분명히 애절함이 묻어나 있는데…

기분이 묘했다. 술기운 때문인지 아까는 미치게 콩닥콩닥 뛰던 가슴이 이제는 살살 간지럽기 시작했다. 

하정은 신체적 본능으로 알고 있었다. 

이건 욕구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고 또 관심에도 없었던 하정이가 오늘 사무치게 느낀 건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 

식욕, 수면욕도 아닌… 그것. 

이 남자와 함께 있고 싶다. 

서로의 시선이 한참이나 얽히던 이때 먼저 과감히 다가간 건 하정이었다. 키가 큰 기혁이한테 맞추려니 턱은 바짝 올렸고 발뒤꿈치도 한껏 치켜들었다. 그러니 젖은 머리에 느슨하게 묶여있던 타올이 스르륵 바닥에 떨어져 내려갔다. 

따뜻한 숨결이 엉켜졌다. 참고 참았던 게 잭팟이 터지듯 불꽃이 이는 거 같았다. 

이때,

밖에서 슈우~ 팡!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어두운 해양을 멀리까지 밝게 밝혔다. 

불꽃쇼가 시작되었다. 

깜짝 놀란 하정이가 기혁에게서 잠깐 떨어졌고 고개를 창문이 있는 발코니로 돌렸다. 

불꽃 쇼의 명당자리였는지 화려하고 예쁜 불꽃이 공중에서 정점을 찍고 흩어지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는 것까지 너무나도 잘 보였다.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기혁이가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돌리는 바람에 다시 시선은 그한테로 멈추었다. 

나른한 기혁이 눈을 가까이 마주하고 있자니 조금 이성의 끈이 돌아온 하정이가 속으로 미쳤다를 웨치며 어쩔 줄을 몰라 하던 그 때,

이번엔 기혁이가 먼저 다가왔다. 살포시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 아픈 정도는 전혀 아니었고 워낙에도 간지러운 하정이 가슴을 더 들끓게 한 짓은 분명했다. 

***

“으음…”

밝은 햇살이 발코니에 있는 창문으로 깊게 새어 들어와 하정이 얼굴을 뜨겁게 만들었다. 

강한 햇살 때문에 눈을 뜨는 것조차 힘들었다. 한참을 진정하고 살며시 눈을 떴다가 안되겠는지 다시 감았다. 

하정의 길게 뻗은 손은 무언가를 찾는 듯했고 금세 옆자리가 비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번쩍 뜨인 눈으로 객실 안을 훑었다. 

없다. 

어젯밤 자신의 그 행동 때문에 화라도 난 걸까.

잘 때는 분명히 꼭 끌어안았던 거 같았…

여기까지 생각이 드니 하정이 얼굴이 강한 햇살 때문인지 뜨겁게 달아올라 이불 속에 깊이 파묻었다. 

[하, 윤하정 너 여태껏 남자랑 썸 하나 안 만들더니 그러다가 여러 남자가 한 번에 붙는 거 아냐? 어찌 되었던 호텔에서 같이 잤던 그 남자. 그리고 아직 잘 모르겠지만 너한테만 예외를 보여주었던 우리 권대표 님까지 말이야. 수상해~ 윤하정.]

순간 술에 잔뜩 취했어도 그 말들 만큼은 또박또박 던지던 정연이 말이 떠올랐다. 

에이…

그 남자는 그날 취해서 기절한 날 버리고 갈 수가 없어서 그랬던 걸 테고 권대표는…

‘‘권대표는 내가 낸 제안서가 맘에 들어서…’’

혼자 중얼거리다가 어젯밤 뜨겁고 집요하게 들러붙던 기혁의 모습이 생각나 얼굴이 화끈거렸다. 맑았던 그의 눈동자가 어느새 욕망으로 가득 찼다. 그렇게 만든 주범은 자신이 아닐까 싶었지만 더 이상 무언가를 한다는 게 갑자기 두려워졌다. 

[저, 잠깐, 잠깐만요!]

어느새 침대까지 휩쓸려 간 스킨십은 점점 더 농해졌고 로브만 급하게 챙겨 입은 하정의 끈이 기혁이 손에서 풀려나가려고 할 때 다급하게 그의 손을 막았다. 

기혁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없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하정이 눈과 마주했다.

아….

“미안.”

기혁이 역시 이성의 끈이 좀 돌아왔는지 하정이 로브 끈에서 손을 떼었다. 

옆으로 털썩 눕더니 하정이 몸을 가볍게 당겼다.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이 하정이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면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난 역시 술을 마시면 안 되겠네. 잘 자.“

그 말을 뒤로 권대표는 진짜 그냥 바로 잠들어버렸다. 

아쉬워서 삐진 건가? 먼저 들이대고는 마지막 중요한 찰나에 철벽을 쳐서?

그게 아니면 왜 말도 없이 사라졌냐고.

하정은 혼란스러웠다. 

그러다 침대 옆 협탁에 놓여있는 휴대폰이 시야에 들어왔다. 

화면을 켜보니 메신저 앱이 있었는데 거기엔 패션쇼 팀 분들이 있었다. 

기혁이가 말한 크루즈 전용 휴대폰인 거 같았다. 

<윤하정 팀장님. 대체 어데 계시는 거예요~ 문자 보면 답장 좀 해줘요!>

문자가 여럿 왔는데 다 하정을 찾는 내용이었다. 

헉… 승선한지 하루가 지났는데도 연락을 안 했으니 애타게 찾는 게 정상이었다. 

<저 지금 아직 객실 룸에 있어요. 모두들 어디에 계세요?>

하정이 문자를 보내니 바로 답장이 왔다. 

6층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고 있으니 빨리 오라는 내용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바로 내일 밤 진행하게 될 패션쇼 준비에 대해서도 간단한 회의를 할 거라고 했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부랴부랴 욕실로 향했다. 

그래. 난 일하러 왔지. 

현실을 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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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단비 (♡.252.♡.103) - 2024/02/21 18:40:21

재밌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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