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 못간 이유(19)--까마귀 둥지

돌이 | 2002.09.18 21:41:40 댓글: 10 조회: 438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883
돌이가 한창 <<까마귀 둥지>>란 제목으로 수필을 쓰고 있는데 전화벨소리가 요란합니다. 수화기를 드니 귀에 익은 목소리에 생소해진 언어...

"もしもし、しつれいですが、**さまのお宅でしょうか."

"하이! ... 아니, 너 옥이구나. 오래간만......"

"저의 목소리 아직도 기억하고 있네요. 호호... 별일 없어요. 돌이씨가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해서요. 북경으로 돌아간지 3년이 넘었으니 이젠 작가선생님이 되였지 않았을 가 싶어서요. 호호호..."

돌이는 왠지 웃음집이 흔들흔들...

"아직은 멀었어. 공부를 좀 더 해야 될것 같아. 옥이 말마따나 만 5년은 충분이 걸릴 것 같아. 넘 힘들다."

"그럼 한 2년 더 노력해보겠다는 얘기네요. 장가 안가세요? 작가선생님을 따라 안 나선 옥이가 참 현명한 가 봐요. 호호호... "

"엉? ... 그럼 옥이는 이미 시집갔단 말? 누구에게? 한국애 똘똘이에게? 아니면 매일 니 꽁무니를 쫓아다니던 야마모또? 아니면..."

"호호호... 다 아니예요. 사실 나 아직 시집 안갔어요. 하지만 금방 갈 거예요. 음..." 그녀는 잠깐 주저하는 것 같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나 지금 오오사카가 아니고 북경이예요. 내일 연길로 떠나요. 이번 주말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였어요..."

돌이는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쇼크입니다. 다음은 뭐라고 말 했으면 좋을 지... 겨우 한마디...

"오, 그래..."

"그래요. 축하 안해줄거예요? 제가 미워요?"

"아니... 축하한다. 옥이는 꼭 행복할거야. "

"감사해요. 나 그 한마디면 돼요. 작가가 된다며 집으로 돌아간 돌이씨를 많이 원망했어요. 하지만 이젠 원망안해요. 정말 두번 다시 원망안할거예요. 연분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미안해..."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돌이는 그녀못지 않게 그녀를 많이 원망했었습니다. 같이 귀국하자고 하였지만 그녀는 거절했습니다. 작가 돌이란 미래에 절망을 느낀 거였습니다. 작가란 그녀에게는 하늘같은 존재였으니...

"돌이씨도 이젠 장가가야지요. 여자친구 있지요."

"없어. 누가 나같은 남자에게 시집오겠니! 아직도 꿈이 깨지 않았으니, 꿈속에서나 장가가겠는지..."

"웬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그런데, 요즘은 글이 잘 돼요? 무슨 글을 쓰고 있어요? 3년이니 글을 많이 썼을 거 아니예요?"

"3년동안 딱 글 세편밖에 못썼어. 까마귀 둥지, 까마귀 둥지, 까마귀 둥지... 모두 세개."

"까마귀 둥지 3편? 호호호..."

"응. 장편소설 <까마귀 둥지>, 시 <까마귀 둥지>, 그리고 지금 수필 <까마귀 둥지>를 거의 끝내고 있는 중. 나 까마귀 없으면 글 못 쓸것 같아."

"호호호...심술쟁이 돌이씨, 옛날과 하나도 변함이 없네요. 호호호..."

그녀가 자기 남편을 소개하겠다면서 만나잡니다. 돌이는 거절했습니다. 사실 만나 뭘 하겠습니까! 기분이나 잡쳤지...

그녀와의 대화가 끝나자 돌이는 수필 <까마귀 둥지>를 제쳐놓고 새로 꽁트<까마귀 둥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다 쓰면 <장가 못간 이유>에 집어넣기로 결정했습니다.


PS: 까마귀 둥지만 보면 장가가고 싶으니, 까마귀가 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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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긴 (♡.106.♡.66) - 2002/09/18 22:48:26

ㅎㅎㅎ 까마귀 둥지님,까마귀와 사람이야기를 보니 동요 한가락 생각나네요. &lt;가라스또 잇쑈니 가에리마쇼!&gt;ㅎㅎ,,,머지 않은 미래작가의 충실한 독자가 되겟음다.

영이 (♡.176.♡.112) - 2002/09/18 23:41:06

까마귀둥지 장편소설 볼수 없을가요????// ^^

jade (♡.68.♡.111) - 2002/09/19 14:58:56

진짜 올만에 돌이님 글 보네요...자주 올려요~^^*

돌이 (♡.150.♡.242) - 2002/09/19 16:30:09

오래간만...ㅎㅎ..여러분들 보고싶어 죽을 뻔했어요. 뒤걸음질 하며 이쁜 아가씨구경을 하다가 그만 벽돌장모서리를 박고 발목을 풀쳐 두주일동안 누워있었어요. 아아구, 요놈 다리야~~~

돌이 (♡.150.♡.18) - 2002/09/20 00:08:37

녹차야, 오빠가 너에게 근심만 주고... 참 기특한 여동생이다. 그 동안 오빠생각 많이 했구나. 오빠, 이제 발이 덜 아프면 맛 있는 거 사줄게 되징...^^

돌이 (♡.150.♡.54) - 2002/09/20 14:58:55

까마귀가 아니라 까마귀 둥지입니다..^^ 왜 까마귀 둥지만 보면 장가가고 싶을가요?

돌이 (♡.150.♡.12) - 2002/09/20 17:40:51

나 발목이 만투처럼 부어나 통쇠나서 월병 먹고 싶은 생각도 없으니, 여러분 월병 많이 드시구 둥근 달 구경하며 추석 재밌게 쇠세요... 나 구경할게요..^^

사슴 (♡.161.♡.109) - 2002/09/21 12:21:04

'심술쟁이' 돌이님. 작가적 안목으로 님 주변의 일들을 제3삼자의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건 작가수업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쬐끔 담담하신 거 같아요...좀 화끈한 사랑이 담긴 글을 보여주세요...^^

돌이 (♡.150.♡.11) - 2002/09/23 00:35:02

요즘이 열정이 안나네요. 주위의 아가씨들이 하나 하나 결혼하니, 기분만 잡치네요. 누가 나에게 화끈하게 열정줄 가...나 아직 총각인데..^^

돌이 (♡.150.♡.203) - 2002/09/24 01:31:24

녹차야, 노력하는 사람하고는 그런 소리 하면 두 눈이 짝짝이 되네라. ㅎㅎ.. 자신만만한 거 보니 어디다 남자라도 숨겨놓고 있는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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